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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재벌 2세, 3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재벌이 된 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물론 일확천금을 얻는 행운을 거머쥐거나 피나는 노력을 통해 자수성가를 이뤄낸다면 가능할지언정.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드라마나 소설, 웹툰 등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가을 MBC에서 방영했던 금수저에서도 재벌이 되고 싶은 흙수저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민국 사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드라마.
요새 우리 사회에서는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부모님의 재력, 혹은 경제상황에 따라 자신의 수저 색 깔리 정해진다는 의미인데 실제로도 부모님의 재력에 따라 자녀의 삶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금수저>는 2022년 9월 23일 ~ 11월 12일 까지 방영한 드라마이다.
원작은 HD3 작가의 네이버웹툰 <금수저>.
원작과 상당부분 비슷하지만 바뀐 부분도 많다고 하니 비교하며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금수저로 인생을 훔치다.
극 중 흙수저 이승천은 사회적 배려자 전형으로 돈 많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다니는 제일고에 다니게 된다. 그는 똑똑한 머리와 더불어 매사 노력하는 자세로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 소위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배달 아르바이트, 편의점 아르바이트, 동급생들의 수행평가 대행 등 돈 되는 일은 무엇이든 하는 흙수저 중에 흙수저다.
극 중 금수저 황태용은 대한민국 재계 2위 도신 그룹의 후계자 이자 황태자다. 이승천과는 같은 반으로 나오는데 다 가진 것 같고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사는 인물이지만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제대로 기도 펴지 못하고 사는 인생이다.
흙수저 이승천은 어느 날 골동품 파는 이상한 할머니에게서 단돈 3만원에 금수저를 산다. 그 금수저로 동갑인 친구 집에 가서 밥을 세 번 먹으면 그 애와 나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세 번 황태용 집에서 밥을 먹고 이승천은 황태용과 몸이 바뀐다. 그렇게 금수저로 황태용의 인생을 훔친다.
부모를 바꿔서 부자가 된다
드라마 대사 중에 금수저 파는 할머니가 "너하고 동갑인 애 집에 가서 그 수저로 밥을 세 번만 먹어. 그러면 너하고 걔하고 싸악 바뀌면서 걔 부모가 니 부모가 되는 거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승천은 그걸 어떻게 믿느냐며 또 그렇다고 해도 누가 낳아준 부모를 바꾸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에 놓이니 쉽게 바뀌는 사람의 마음.
이승천의 아버지는 웹툰 작가지만 돈벌이는 적고 무능한 가장이다. 엄마는 식당일을 다니고 누나는 미용실 보조로 일을 한다. 매일 같이 집에는 빚쟁이들이 들이닥치고 승천이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해서 살림에 돈을 보태도 나아지는 건 없다. 아등바등 숨이 턱 막히는 반복적인 생활뿐.
드라마 속 저런 답답한 상황을 봤을때 이승천은 아직 미성년자고 아빠, 엄마, 누나 이렇게 성인이 셋이나 되는데 왜 저렇게 지지리 궁상으로 사는 건가 생각했다. 이내 곱씹어 생각해보니 부가 대물림 되듯 가난 역시도 대물림된다는 걸 부정할 순 없었다. 드라마이기에 조금 더 부풀어진 상황도 있겠지만 가난 결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거지 같은 것임에 분명하다.
결국 이승천은 부모를 바꿔서 부자가 됐지만 그 속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과 함께 가족들이 더이상 가난에 허덕이지 않고 살게 해 주겠다는 다짐도 있었을 것이다.
대가를 치뤄야 한다면..?
지금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
극 중에 금수저를 사용한 인물이 여럿 나온다. 적어도 5명. 그들 중 비중이 높은 인물 또 그렇지 않은 인물이 섞여 있다.
어쨌든 우리의 주인공 흙수저 이승천은 금수저 황태용이 되어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한다. 결국엔 죽게 되지만. 이게 금수저를 쓴 대가다. 이승천이 죽었는지 황태용이 죽었는지 궁금하면 직접 시청해 보길 바란다.
이 외에도 금수저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결국 비참한 상황들을 겪으며 댓가를 치르게 된다.
과연 어떠한 댓가와 맞바꿔야 부를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인생을 바꿔야 하는 것일까 바꾸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그 선택에 순간에 서게 될 일은 없지만 상당히 고민될 것 같다.
아무튼 나도, 당신도 금수저가 아니기에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다.